다들 여름 휴가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저희도 일주일의 짧은 방학을 마치고 다시 현생으로 돌아왔답니다..😮💨
여전히 엄청난 8월의 무더위에 저희 바질레터 에디터들이 더위를 피해 찾는 장소들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더운 여름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그림 같은 공간, 책 냄새 나는 공간, 시간이 멈춘 듯한 공간까지 🖼️📚🏺
세 곳 모두 다녀와보니 "에어컨보다 시원한 게 있었네" 싶더라고요.
땀 뻘뻘 흘리며 밖에서 고생하지 마시고
오늘은 저희랑 같이 시원한 실내로 여름휴가 떠나보실래요?
editor. 구옥
미술관 편 — 퐁피두센터 한화
색채의 방으로 피서 가기
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실내 데이트만 한 것이 없죠!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문화생활은 전시회 구경 아닐까요? 제가 추천하고 싶은 공간은 여의도 63빌딩에 있는 퐁피두센터 한화입니다. 최근에 봤던 전시 중 가장 인상 깊어서 꼭 소개해 드리고 싶었어요. 우리나라에 이런 아름다운 미술관이 생기다니..!
퐁피두센터 한화는 파리 퐁피두센터와 한화문화재단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2026년 6월에 개관했어요. 서울의 새로운 문화예술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죠. 저는 사진에서 보이는 2층에서 1층을 바라보는 구도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공간이 굉장히 넓어서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기분 ( ꈍᴗꈍ )
10월 4일까지 진행되는 퐁피두센터 한화의 개관전 <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은 큐비즘이 탄생한 도시 파리를 중심으로 1907년부터 1927년까지 약 20년에 걸친 흐름을 폭넓게 조망합니다. 전시는 퐁피두센터 소장품 91점으로 구성된 여덟 개의 섹션과 한국적 맥락을 다루는 특별 세션으로 이루어지며 큐비즘이 어떻게 등장하고 확산했는지를 입체적으로 살펴봅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섹션은 한국 근현대 회화 작품 21점과 아카이브 미디어 설치 및 영상 커미션으로 구성된 특별 섹션 KOREA FOCUS 였어요. 20세기 전반 한국 근대 예술 형성 과정에서 파리가 지녔던 문화적 의미를 조명합니다.
큐비즘과 1920년대 이후 한국의 다양한 예술 분야 간의 교차점을 살펴보며 큐비즘 이후 전개된 아방가르드 운동이 한국 사회 속에서 어떻게 수용되고 변형되었는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줍니다.
굿즈샵 구경도 재밌었는데 다들 아트북 가격을 궁금해하지 마세요..
특히 데이비드 호크니 아트북은 정말 궁금해하지 마셔라…^^
굿즈샵 외에도 다양한 브랜드가 입점해 있어서 구경할 거리도 많으니
꼭 한번 방문해 보세요! 안에 입점해 있는 포셋에서 발견한 귀여운 엽서
EVERYTHING IS IN THE BOOK .. 📖
책방 편 — 엉금책방
동네책방에서 북캉스 즐기기
저는 저희 집 근처에 있는 엉금책방에 다녀왔습니다!
서울 당곡역 앞 넓은 사거리에 위치한 책방이에요.
엉금책방이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책방에 크고 작은 거북이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어요. 엉금책방의 슬로건은 '느리지만 단단하게' 라고 해요! 속도의 시대에서 우리가 놓친 것들을 천천히 책을 통해 다시 들어보고자 이렇게 이름을 지으셨다고 하는데요. (책방지기님의 자녀 분께서 사랑으로 거북이를 키우신다고 합니다. 소근소근...)
엉금책방은 이 공간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흔적과 손길이 가득했어요.
벽 곳곳에 붙은 거북이 그림의 포스트잇을 찾아 읽는 재미가 있었거니와, 누군가가 표현한 애정을 보니 제 마음도 말랑해지더라구요.
엉금책방에는 ‘엉금독서단’이라는 독서 모임이 있다고 하는데요. 엉금독서단에서 마련한 공유서재를 엿보면서, 책을 읽고 나누는 일의 즐거움을 다시 한 번 느꼈어요.
‘나도 저 책 좋아하는데!’ 싶어 입이 간질간질하기도 했고요.
엉금책방은 정치학 박사이자 서강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이신 책방지기님께서 운영하십니다. 그래서 인문사회 강좌 및 담화 모임인 <볼테르의 살롱>, 4050을 위한 독서 모임 <엉금클래식>도 열리고 있답니다!
엉금책방은 또한 모든 연령대를 위한 서점으로,
제가 방문했을 땐 어린이들의 책 모임이 한창 진행 중이었어요.
저는 이 동네에 이사 온 지 얼마 안 됐는데, 이렇게 지역 주민들과 함께 어우러지고 공간을 나누는 책방이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참 좋았어요.
책방을 둘러 구경한 뒤, 100% 착즙 오렌지 주스 한 잔을 주문했어요.
(아주 신선하고 맛있는 여름의 맛이었습니다)
정기현 작가님의 ⟪이웃집의 탐스러움⟫을 가져갔는데요. 등장인물인 ‘정기현’이 서울로 막 이사를 와 이웃과 소통을 시작하는 초반부를 읽고 있어요. 옆집 이웃이 기현이 버린 물건을 가져가며 그들의 본격적인 교류가 시작되어요. 그 장면을 목격한 기현은 ‘기왕 가져갈 거 우리 집에서 바로 전달했다면 편하고 좋았을 텐데’ 라고 생각하며 실제로 번뜩인 아이디어를 실천해요. 길에 내다 버리면 쓰레기고, 계속 사용하면 좋은 가구일 물건을 이웃에게 직접 가져다 주거든요.
와중 기현이 물건을 버리는 절차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목에서 뜨끔, 했답니다. 마침 저희 집 앞도 쓰레기로 곤란을 겪고 있거든요. 신고되지 않은 이불 더미가 며칠째 버려져 있어요. 저는 골목을 지나며 볼멘소리를 내곤 했는데…. 저에게 이웃의 의미란 무엇일까 되새기며 책을 읽어나가게 될 것 같네요.
의도하진 않았지만, 집 근처 엉금책방에서 <이웃집의 탐스러움>을 읽으며 동네와 이웃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한 주였습니다.
박물관 편 — 국립중앙박물관
시간을 거슬러 떠나는 여름휴가
폭염인 날씨에 바깥 활동은 위험하니,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도 보람차고 기운이 샘솟는 활동이라면 과학관이 제격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대전국립중앙과학관을 추천합니다! 이번 스비 여름방학 때 실제로 다녀온 곳인데요, 주말이라 그런지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았지만 서울의 나들이 장소에 비하면 사람이 없다고 해도 될 정도였답니다. (⌒‐⌒)
넓은 부지에 꽤 많은 관이 있었지만 제가 다녀온 곳은 <인류관>과 <자연사관>입니다. 천체관측 체험도 해 보고 싶었는데 일찌감치 마감되어서 출입이 제한되더라고요… (사전 예매 필수!) 그래도 2시간가량 알차게 체험했답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가장 재밌게 본 건
<자연사관>입니다. 제가 고등학생 때는
문∙이과가 나누어져 있어 고1 때까지만 과학을 배웠는데요, 지구과학이나 천문학은 인문학과도 어찌저찌 연결되어서 그 범위만큼은 고2 진학 전까지 열심히
공부했더랬죠…(캄브리아기? 못 참쥐)
전시를 보다 보니 이런 책들이 떠오르는 것 아니겠어요. 넷플릭스 다큐 <나의 문어 선생님>이나 <산호초를 따라서>를 재밌게 보신 분이라면 꼭 읽어보시기를요.
그렇게 공룡 모형도 보고, 박새 따라 그리기 체험도 하고 알찬 시간을 보냈습니다. 전 확실히 유물 같은 것을 보는 게 즐거운 듯합니다. 무엇보다 허리께까지 오는 초등학생 아이들이 자유롭게 노니는 공간이라 덩달아 신났고, 동심이 마구 솟아났어요. 여름방학다운 여름방학을 보낸 기분이랄까요.